2007년 7월6일 오늘로 달빛시위는 4회를 맞았다. 그동안 두려움없이 달빛아래 여성들이 거침없이 활보할 수 있는 밤길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여성들이 뭉쳐 여성을 통제하는 제도, 언어와 사회통념들을 재기발랄하게 드러내고 깨고 부수어왔다.
달빛시위는 마치 여성들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의 주범인냥, 여성의 조심성없는 밤거리 행실이 성폭력 발생의 주된 원인인냥 하는 성폭력을 피해자 여성의 책임으로 돌리는 잘못된 성폭력신화를 조롱하며 노출이 심한 옷으로 때론 불량스런 옷차림으로 이에 응수하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오랫동안 여성의 몸을 취약한 몸으로, 보호받아야 할 몸으로 규정짓고 약자로 만들어가는 사회 기제에 맞서 여성의 몸에 대한 힘과 권리회복을 선언하고 표명하였다.
그럼에도 여성의 밤길을 통제하는 사회적 통념들은 여전히 기세가 등등하다. 건방진 여성들은 응징되어야 한댄다.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펴는 여성은 피해자로 보기 어렵단다. 밤거리의 여성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것이란다. 한여름에 시원한 옷을 입은 여성은 남성을 향한 유혹의 몸짓이란다. 술에 취한 밤거리의 여성은 신변의 안전을 보호받을 가치도 없댄다. 여성이 몸의 쾌락을 이야기하면 음탕하고 징그럽댄다. 그래 좋다! 그렇다면 여성들을 위협하는 일상의 통념들을 조목조목 따져 묻자. 위풍당당하게 통념에 문제를 제기하자. 그리고 오늘 그 통념에 철퇴를 가하여 해체시켜 버리자!
달빛아래 여성들은 오늘 또다시 뭉쳤다. 더 이상 우리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수동적인 피해자이길 원치 않는다. 더 이상 스스로의 힘을 가질 권리를 빼앗긴 약자이길 원치 않는다. 더 이상 밤길 성폭력의 두려움과 공포에,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희생되는 피억압자이길 원치 않는다. 그 대신 우리는 오늘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는 사회 통념과 시선을 무시하고 보다 성평등하고 보다 안전하고 유쾌한 여성의 밤거리 문화를 위한 의미있는 몸짓이길 원한다.
보라 달 기운 충만한 운치있는 한 여름 밤에 자유로이 운신의 폭을 맘껏 넓혀 우리 몸의 힘과 기쁨을 되찾아 곳곳을 행진하며 여성을 통제하는 부당한 사회적 시선을 주시하며 보란 듯이 활개치는 황금 여성들을! 달빛아래 여성들, 이대로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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